불과 1년 전만 해도 약국에서 화장품을 고르는 풍경은 지금처럼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약을 사러 가던 곳이 이제는 화장품을 만나고 구매하는 곳으로 바뀌고 있죠. 최근 명동과 성수 등에서는 화장품을 고르고 비교할 수 있는 대형 약국이 늘고, 이런 매장들이 다른 지역으로도 확장하고 있어요.
이제는 아예 올리브영과 다이소와 약국을 묶어 ‘올다약’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세 곳을 도는 동선이 외국인 관광객의 K뷰티 쇼핑 코스가 됐고, 대형 약국은 방문객 10명 중 9명이 외국인이죠. 약국이 뷰티 쇼핑의 목적지가 되고 있는 겁니다.
그 흐름에 잘 올라탄 톰은, 벌써 550개 약국에 입점해 있어요. (관련 글 링크) 이 변화에 빠르게 올라탔던 톰이 주목한 다음 채널은 피부전문기관인데요. 약국이 빠르게 ‘채널화’한 것처럼 피부전문기관도 충분히 그럴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물론 예상과는 전혀 다른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죠. 이번 앳홈의 작업실에는 톰사업개발팀의 정지연님, 김가람님이 방법을 하나씩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매출’ 강조하면 될 줄 알았는데…
‘돈이 되는데, 안 할 이유가 없겠지?’ 피부전문기관에 톰의 뷰티 디바이스를 입점시키기 위한 제안서를 쓸 때, 지연님의 생각은 이랬습니다. 별도의 공간이나 인력을 늘리지 않고서도 수익을 만들 수 있는 구조였으니까요. 이 점만 분명히 보여주고 어필하면, 피부전문기관이 톰을 선택해줄 거라 믿고 있었어요.
그 때문인지 처음 만든 제안서는 그야말로 ‘매출, 매출, 매출’만 말하고 있었습니다. ‘제품 한 대를 판매하면 이만큼의 수익이 생긴다. 새로운 매출을 만들 수 있다’는 걸 거듭 강조했죠. 당연히 합리적인 제안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예상보다 반응이 미적지근했어요. 수익이 생긴다는데 대체 왜 반응이 없을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상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른 걸까?
지연님은 답을 찾기 위해 인맥을 동원(?)했어요. 관련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 물었습니다. 피부전문기관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새로운 제품을 선택할 때 어떤 점을 보는지, 제품을 입점시키는 주된 경로는 무엇인지부터 알아봤어요.
이야기를 나눌수록 예상과 다른 지점이 보였습니다. 추가 수익보다 더 관심을 보인 건 ‘제품이나 브랜드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만날 수 있는가’였어요. 제품 몇 대를 더 파는 것보다, 톰의 브랜드 인지도와 앳홈의 마케팅 역량이 새로운 고객을 데려오는 데 도움이 되는지가 중요했던 거죠.
회사에 돌아가 제안서부터 뜯어고쳤습니다. 수익을 앞세우는 대신, 톰과 함께하면 새로운 고객을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먼저 했어요. 앳홈이 가진 마케팅 역량과 톰이 쌓아온 인지도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구체적으로 담았습니다. 같은 제품이지만, 다른 지점에서 설득한 겁니다. 톰의 장점을 알리는 것만큼, 파트너에게 왜 톰과 함께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일도 필요했어요.
목적지를 안다고 가는 방법까지 아는 건 아니다
물론 목적지를 안다고 가는 방법까지 아는 것은 아니죠. 가만히 기다린다고 입점처가 찾아오진 않습니다. 소개를 받아 입점까지 연결됐던 전문기관의 소개를 받아 또 다른 기관을 만나고, 피부 전문가들이 모이는 관련 행사에는 직접 부스를 차리기도 했어요. 그렇게 한 곳씩 문을 열다 보니, 지금은 열두 곳의 전문기관에서 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제품을 선보일 곳이 생겼다고 저절로 판매가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지연님의 말처럼 “입점 뒤가 진짜 시작”인 건데요. 판매 과정을 뜯어 보니 제품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사람과 고객에게 직접 설명하는 사람이 다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전문가는 톰을 잘 알고 있어도, 현장 담당자들은 어떤 고객에게 제품을 소개해야 하는지, 어떤 말로 설명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제품에 대한 이해가 현장까지 자연스럽게 전달되지는 않았던 겁니다.
그렇다면 직접 알려줄 수밖에요. 가람님은 판매 교육 자료부터 새로 만들고, 현장 담당자들을 한자리에 모았어요. 톰이 어떤 제품인지, 어떤 고객에게 권하면 좋은지 짚었습니다. 기능을 알려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언제 추천하는 게 좋은지도 함께 정리했어요.
교육을 마친 뒤에는 “이제 어떤 고객에게 톰을 소개하면 좋을지 알겠다”는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이를 계기로 사업개발팀은 제품이 입점되는 곳마다 직접 찾아가 판매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입점처가 늘수록 챙겨야 할 일도 빠르게 늘었습니다. 제품이 잘 보이도록 VMD를 챙기고, 브로슈어와 롤업 배너까지 제작해야 합니다. 이런 것은 물론이고 물류와 계약서, 현장에 들어가는 문안까지 하나씩 손봐야 했습니다.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에요. 사업개발팀 팀원들 입에서 일이 “종합예술 같다”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기회가 온다는 말은 너무 수동적인 듯. 우리가 기회에게 간다
지금은 열두 곳에서 톰을 선보이고 있지만, 처음부터 한 곳씩 직접 연락하고 입점시키면서 시장을 빠르게 넓히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낯선 제안을 들고 무작정 찾아간다고 문이 열리는 시장도 아니기도 하고요. 이미 쌓인 관계와 신뢰가 중요한 채널인데요. 질문을 바꿔야 했어요. '어떻게 한 곳을 더 설득할까'가 아니라 '더 많은 곳과 한 번에 만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로요.
그렇게 피부전문기관과 이미 연결된 B2B 파트너를 찾아냈습니다. 역시나 다시, 무작정 메일을 보내는 일부터 시작했어요. 공식 문의 창구에 협업 제안을 남겼지만 답은 쉽게 오지 않았습니다. 하염없이 답을 기다리다가 재차 리마인드 하기를 여러 차례. 어렵게 담당자와 연결된 뒤에도 협의를 진척시키는 일은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피부전문기관에서 홈 뷰티 디바이스를 판매하는 일 자체가 아직 익숙하지 않았으니까요.
어렵게 성사된 미팅에서는 제품 하나를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앳홈이 왜 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시장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 그 안에서 피부전문기관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하나씩 짚었어요. 여러 차례 대화를 이어간 끝에 파트너도 같은 가능성에 공감했고,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찾아가서 만든 결과였어요.
지금보다 다섯 배의 속도로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지연님 혼자 고군분투하던 피부전문기관 사업은, 이제 ‘사업개발팀’이라는 이름을 갖추고 2명의 팀원이 더 생겼습니다. 지연님께 팀원들이 어떤 분인지 물으니, 이런 말이 돌아왔어요. "똑똑한데 부지런하고, 자기 의견은 분명하지만 다른 사람 이야기도 잘 듣고, 무엇보다 목표에 욕심이 있는 사람들이에요."
사업개발팀은 팀이 커진 만큼 다음 목표를 높게 잡고 있습니다. 지난 4개월 동안 열두 곳에서 톰의 뷰티 디바이스를 선보이게 됐는데요. 2개월 남짓 남은 올 연말까지 ‘입점처 50개’라는 목표를 잡고 있어요. 월 평균 3개이던 입점 속도를 다섯 배인 15개로 끌어올려야 하는 셈입니다.
이 도전적인 목표를 이뤄내려면 탁월한 동료가 필요합니다. 사업개발팀은 지금 GTM(Go-To-Market) 세일즈 매니저를 찾고 있어요.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 설득하고, 팔리게 될 현장을 만들어갈 분이에요. 뷰티나 의료 분야의 경험이 꼭 필요한 건 아닙니다. 없던 매출을 만들어본 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고객을 찾아가 설득해본 분, 정답 없는 문제를 자기 일로 가져가본 분이면 좋아요. 목표를 향해 가다가 예상 못 한 일이 생겨도 “일단 제가 해볼게요” 하고 나설 수 있는 분이라면 더 좋고요.
"분명 짜치는 일도 있을지 모르죠. 그렇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고객을 찾고, 팔아보고, 왜 팔리는지 들여다보고, 잘되는 방식을 반복하면서 하나의 사업으로 만들어가는 데 희열을 느끼는 분이라면 재밌게 하실 수 있다고 장담해요. 이 채널이 정말 커진다면 '그 채널, 초기에 내가 직접 만들어봤다'고 말할 수 있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요.”
이 글을 마무리하는 와중에 사업개발팀 채널에 기쁜 소식이 올라왔습니다. B2B 마켓을 통한 첫 발주 소식이었어요. 가람님의 메시지에 🔥👍💪 같은 이모지를 와다다 붙여보았습니다.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생각하지만, 이런 소식에는 기뻐해도 되지 않을까요.
다음 올리브영, 다음 다이소, 다음 약국은 어디서 시작될까요? 톰사업개발팀은 피부전문기관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다음 목표는 50개지만, 언젠가 100개, 200개가 되는 날까지 새로운 파트너의 문을 두드리고 팔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여기까지 읽고 "어? 이거 좀 재밌겠는데?" 싶었다면, 저희가 찾는 분일지도 몰라요. 사업개발팀의 다음 도전에 함께할 분을 기다립니다. 아래 버튼을 눌러 채용 공고를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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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제품은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탄생 과정은 쉽게 알 수 없습니다. [앳홈의 작업실] 시리즈를 통해 제품을 만들며 한 고민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발견한 인사이트를 공유해 드릴게요. 어떤 소재와 성분을 택했는지, 어떤 기능을 넣고 어떤 디자인을 고집했는지,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밀어붙였는지. 앳홈의 작업실 안에서 이뤄진 결정적 선택들을 생생히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