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제도를 하나 더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괜찮아 보이는 것들을 가져다가 붙여 놓으면 충분히 그럴 듯해 보일 수 있죠. 그렇지만 정작 어려운 건 함께 일하는 팀원들의 하루에서 무엇이 몰입을 갉아먹고 있는지 정확히 찾아내는 일이에요. 반복되는 문제들을 찾고 아쉬운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예민한 집중이 필요합니다. 앳홈 피플팀이 최근 앳홈 멤버십을 손보면서 붙잡은 질문도 비슷했습니다. "우리 구성원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앳홈은 점심 식사비 지원이나 출장 경비를 사용하는 데 있어 구성원의 편의를 위해 개인 법인카드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데요. 팀원들의 사용 방식을 지켜보면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영수증을 책상 한 편에 쌓아두고, 출장 경비를 정산하고, 금액이 초과하지는 않는지 일일이 살피고… 사실 개별적으로 보면 5분이면 끝나는 작아 보이는 일들이지만요. 이 작은 일들이 쌓이고 쌓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결국은 실행의 속도를 늦추고 일에 쓸 집중력을 야금야금 빼앗아 가게 되겠죠.
그래서 이번 변화에서는 제도나 규칙을 더하는 쪽이 아니라, 불필요한 과정을 덜어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앳홈의 팀원들이 더 압도적인 속도로 실행하고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 이번 멤버십과 오픈싱크 개편은 전부 그 하나의 목적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어요.
중요한 일에 쓸 에너지, 다른 데 쓰지 않도록
먼저 손댄 건 출장이었습니다. 앳홈은 지금 빠르게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 중화권은 물론이고 머나먼 북중미나 유럽도 있어요. 계속해서 새로운 국가에 진출하게 되면서 해외 출장 또한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그동안의 출장비 기준은 한국 물가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있었어요. 원화 기준으로 운영하다 보니, 나라마다 다른 현지 물가나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기준 자체를 달러 기반으로 바꾸고, 국가별로 세분화했어요. 실제 출장지의 환경에 맞춰서요.
여기에 더해 출장 대행 서비스를 새로 붙였습니다. 항공과 숙박, 보험처럼 출장에 필요한 절차를 메일로 요청하면, 대행사가 한 번에 처리해 주는 구조예요. 메일 한 통이면 해결되는 거죠.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정산입니다. 출장을 다녀온 뒤 따로 정산할 필요가 없도록, 처리까지 일괄로 끝나게 만들었어요. 출장 한 번 다녀오면 생기던 정산의 고뇌(?)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야근, 휴일 근무 식사 지원도 같은 기준으로 바꿨어요. 그간 야근이나 휴일 근무를 할 때도 식사는 지원해 왔지만, 운영하면서 종종 나온 의견이 ‘정산 과정이 번거롭다’는 거였어요. 지원 금액도 소폭 넓히고, 영수증을 첨부하는 단계를 아예 없앴습니다. 출장이든 식사든, 바꾼 내용의 본질은 같아요. 일에 써야 할 에너지를, 정산하고 증빙하는 데 흘려보내지 않도록 했습니다. 작아 보이는 마찰을 없애는 일이 결국 몰입을 지키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본 거예요.
성장 범위는 알아서 정한다
마찰을 줄이는 것만큼 중요하게 본 게 또 하나 있었는데요. 필요한 지원을 더 두텁게 만드는 일입니다. 팀 활동 지원이 그렇습니다. 사실 이런 제도가 있다는 걸 모르던 팀원들도 많았어요. '회식비' 정도로만 생각하기도 했고요. 그동안은 본부 차원에서 운영하다 보니 팀마다 활용하는 방식이 제각각이었고,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해서 아예 손대지 않는 팀도 있었거든요.
이런 이유로 운영 방식을 넓히고, 팀이 주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변화를 주었습니다. 매월 팀 규모에 맞춰 예산이 배정되고, 회식이든 워크숍이든 카페에서의 가벼운 티타임이든 팀 빌딩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일이라면 자유롭게 쓰면 되는 구조예요.
미처 다 쓰지 못한 예산은 같은 반기 안에서 이월할 수도 있게 개편했고요. 예전에는 '명확히 팀에 필요한 활동'만 지원했다면, 이제는 '팀 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팀이 판단하는 것'까지 폭을 넓혔어요. 정답을 회사가 정해 주는 대신, 각 팀이 자기 방식대로 설계할 자율성을 만든 겁니다.
자기계발비 지원은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그동안은 도서나 일부 강의 중심으로 운영했는데요. 이번에 온라인·오프라인 강의는 물론이고 운동이나 자격증 응시까지 지원 범위를 크게 넓혔어요. 연간 120만 원의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운동이 업무에 도움이 되냐고요? 사실 여기엔 분명한 관점이 담겨 있습니다. ‘업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회사가 지원한다.’ 한 사람의 성장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거든요. 그러니 그 성장의 범위를 회사가 좁게 정의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정보에 닿는 일에도 불필요한 마찰이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그동안 쓰던 회사 노션 페이지는 '어떤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찾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분류도 명확하지 않았고, 작성자에게만 익숙한 용어로 정리돼 있기도 했고요. 이번에는 누구나 직관적으로 찾을 수 있게 전부 다시 분류했습니다. 여기에 슬랙 봇을 연동해서, 궁금한 건 슬랙에서 바로 물어보면 답을 받을 수 있는 환경도 준비하고 있어요. 정보를 찾느라 흘려보내는 시간도 우리가 줄여야 할 마찰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모여 있는 시간도 몰입해야 하니까
여기까지가 앳홈의 멤버십 이야기인데요. 사실 몰입이라는 게 혼자 일하는 시간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잖아요. 팀이 다 같이 모여서 정보를 나누는 시간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원리일 수 있죠.
앳홈에는 '오픈 싱크'라는 자리가 있어요. 전사 구성원이 모여 회사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새로 합류한 동료와 인사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조직이 작을 때는 둘러앉아 이야기하면 그만이었지만, 조직의 규모가 커지고 일하는 공간도 나뉘기 시작하면서 오픈 싱크의 무게는 커져 갔어요. 그렇기에 그동안의 방식 그대로 가져가기보다, 이 자리의 취지를 더 살릴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크게 세 가지를 바꿨어요.
먼저 격주로 열던 오픈 싱크를 월 1회로 바꿨습니다. 자주 모이는 것보다 모이는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쪽이 맞다고 봤거든요. 앞으로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에 만납니다. 또, 오픈 싱크에서 다루는 내용을 목차로 정리하고 미리 공유하기로 했어요.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알고 들어오면 주제에 대해 미리 고민하고 그 시간에 더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궁금한 점은 미리 사전에 모아서, 현장에서 답변하도록 하고요. 팀원들이 꼭 알아야 할 공지는 핵심만 빠르게 전하고, 자세한 내용은 자료로 보강합니다. 받아 적느라 바쁘기보다 서로 소통하는 데 시간을 쓰자는 의도예요.
마지막으로는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이달의 앳설런트(앳홈+엑설런트)'라는 이름으로, 앳홈의 일하는 방식인 5 Standards를 각자의 자리에서 실현한 동료의 이야기를 소개하기로 했어요. 좋은 실행이 그냥 흘러가지 않고 동료들 앞에서 제대로 조명받는 구조를 만들려는 마음입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사실 이번 변화가 순전히 구성원의 편의를 위한 것만은 아니에요. 앳홈이 그려가는 다음 단계인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과 더 높은 수준의 실행력은 좋은 제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매일 자기 일에 깊이 파고드는 구성원들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에요. 피플팀이 이번 변화에서 집중한 것도 같은 방향입니다. 불필요한 과정은 줄이고 필요한 지원을 더 강화한 건, 결국 우리 구성원들이 정말 중요한 일에만 에너지를 쓸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예요.
앞으로도 이 기준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 새로운 제도나 지원을 더하기 전에 구성원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는 없는지, 또한 관리와 통제를 위한 장치가 아닌 자율과 신뢰를 넓히는 방향인지 끊임없이 점검해야 겠죠. 그렇게 만들어진 환경 속에서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성장하고, 그 성장이 다시 팀의 더 큰 실행력과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앳홈 팀에 합류하면 어떻게 일하게 될지 약간은 보이시나요? 직접 오면 더 확실히 알 수 있게 될 거예요.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늘 멈추지 않는 분이라면 앳홈의 [열린 포지션]을 살펴보세요. 더욱 더 몰입할 수 있게 된 앳홈에서, 함께할 동료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