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신시장… 벌써부터 성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은 단어들. 그렇지만 어딘가 독이 든 성배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오피스 드라마의 멋진 배우들이 죄다 사업전략본부장인 데는 이유가 있겠죠. 기반이 없는 곳에서 새로운 시장과 매출을 만들어낸다는 건 퍽 근사하지만, 정답도 전례도 없는 문제를 처음부터 풀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새로운 시장은 성과가 보이기 전까지 가능성만으로 움직여야 해요. 숫자를 보고 기회를 발견할 수도 있고, 경쟁사의 움직임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고객이 실제로 돈을 내기 전까지는 모든 게 가설일 뿐입니다. 그래서 신사업은 답을 미리 찾는 일보다 빠르게 시장에 던져보고 틀린 답을 하나씩 지워가는 일에 가까울 수밖에 없죠.
이렇게나 까다로운 신사업을 일반적인 방법처럼 회사에서 맡긴 게 아니라, 먼저 해보자고 제안한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톰의 중화권사업팀을 이끌고 있는 이진형님인데요. 진형님과 함께, 낯선 시장에서 무엇을 보고 가능성을 발견했는지, 그 가능성을 어떻게 실제 사업으로 바꿔가고 있는지 깊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안 할 이유가 없는 시장’이라는 확신
이야기는 2024년 초로 돌아갑니다. 반려동물 용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던 진형님은, 소자본으로 시작해 공격적 마케팅을 기반으로 큰 성과를 이뤄내는 앳홈을 눈여겨보고 있었다고 해요. 규모 있는 회사에서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합류한 뒤 처음 맡았던 건 톰 카페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고객을 팬으로 만들고 커뮤니티로 연결하기 위해 시작한 카페는 현재 회원 11만 명을 넘어, 네이버 카페 피부 카테고리 1위의 온드 미디어 채널로 성장했습니다.
이후에는 톰의 마케팅팀에서 SEO(검색 최적화), SA(검색광고) 등을 맡았고, 이후 퍼포먼스 파트 리더와 톰 디바이스 마케팅 리더로 역할을 넓혀갔습니다. 그렇게 국내 마케팅 일을 하면서도 꾸준히 눈여겨보던 시장이 있었습니다. 바로 대만과 홍콩을 비롯한 중화권 시장이었어요.
진형님은 동종 업계 브랜드들의 해외 매출과 마케팅 방식을 꾸준히 살펴봤다고 합니다. 특히 국내와 어떻게 다른지를 위주로, 자세히 들여다봤는데요. 그렇게 여러 지표를 비교하다 보니 꽤 명확한 신호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동종 업계 경쟁사들이 해외에서 어느 정도의 매출이 나고 있고, 어떤 마케팅 방식을 통해 이익을 내고 있는지 면밀하게 고려를 해 봤을 때 시그널이 되게 명확히 보였어요. 대만과 홍콩에서 이익이 탄탄하게 나더라고요. 국내에 비해서 뷰티 시장 구조적으로 경쟁이 덜하다 보니까 광고 효율이나 전환이 훨씬 잘 나오는 구조였어요. 우리에겐 국내에서 이미 입증된 제품력이 있고, 퍼포먼스 마케팅 노하우도 있으니,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봤죠.”
뷰티 디바이스에 한해서는 경쟁사도 많지 않았습니다. 진형님의 말을 빌리자면 “안 할 이유가 없는 시장”이었던 셈입니다.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안 할 이유가 없다’는 게 곧 ‘내가 해야겠다’는 아닐 텐데요. 진형님은 톰이 국내에서 쌓아온 제품력과 퍼포먼스 마케팅 경험이라면 중화권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봤습니다.
물론 실제 사업을 시작하고 나니, 마케팅만 잘한다고 해결되는 일은 아니었어요. 법인 설립부터 재무, 물류, 사업 전략까지 직접 해결해야 할 일이 많았거든요. 초반에는 진형님이 많은 일을 직접 끌어안다 보니, 오히려 “스스로 병목이 되는 순간도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때마다 되새겼던 건 ‘내가 다 해야 하는 건 아니다’는 생각이었어요. 해야 하는 일을 잘게 나누고, 직접 해야 하는 일과 다른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구분했습니다. 필요한 도움이 있다면 유관부서에 최대한 요청했고요.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둔 기준은 ‘속도’였습니다. 완벽하게 준비한 뒤 움직이기보다, 먼저 실행하고 부족한 부분을 곧바로 수정하는 방식으로 7월 홍콩에 더 글로우 프로를 론칭할 수 있었고, 현재는 대만 론칭도 착착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형님은 초기 업무들을 돌이켜보면서 “신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문제를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얼마나 빠르게 해결하느냐”라고 말했어요.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팔린다는 사실로
새로운 사업 제안부터, 0에서 1을 만드는 과정까지 듣다보니 이런 궁금증이 절로 들었습니다. 진형님은 시장의 가능성을 봤다고 해도, 아직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은 사업에 합류하는 팀원들은 다르지 않았을까. 이 시장이 정말 될지, 여기에 내 커리어를 걸어도 될지 고민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결국 앳홈, 특히 중화권 사업팀에 합류하시는 분들의 핵심 목표는 ‘중화권 사업에서 내 커리어를 얼마나 성장시킬 수 있는가’일 텐데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시장의 기회와 사이즈가 엄청 크거든요. 심지어 앳홈은 0 to 1으로, 0원에서 수백억 매출을 만드는 일에 도전하면서 A부터 Z까지 다해 볼 수 있는 조직이잖아요. 이런 경험이 되게 희소하다고 생각했어요. 그 부분에는 자신이 있었고, 들어오시는 분들에게도 자신있게 설득할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시장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것과, 실제 고객의 선택으로 확인하는 일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진형님의 마음에 가장 깊이 남아 있는 장면이 홍콩에서 더 글로우 프로의 초도 물량을 완판한 순간인 이유도 그 때문인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진형님도 걱정이 있었다고 해요. 한화 100만 원에 가까운 디바이스를 쉽게 구매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었고요. 홍콩에서 톰으로 선보이는 첫 제품이었으니 더 그랬을 수밖에요. 그래도 밀고 나갈 수 있었던 건 제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었습니다. 톰의 디바이스 마케팅을 직접 맡으며 제품의 경쟁력을 가까이서 봐왔으니까요. 이제 남은 건 그 믿음을 고객도 같은 방식으로 받아들이는지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론칭 직후부터 시장의 좋은 반응이 빠르게 나타났어요. 앳홈이 잘해 왔던 ‘사전 알림 마케팅’이 효과를 보였고, 초도 물량은 완판됐습니다. 이후에도 물량이 공급되는 족족 빠르고 안정적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해요. 실험적으로 운영 중인 ‘불만족 시 100% 환불’ 제도에서도 현재까지 환불 접수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이 같은 반응을 바탕으로 더 글로우 시그니처의 출시 일정도 앞당겼어요. 먼저 내놓고 시장의 답을 확인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죠.
진형님은 홍콩 론칭을 통해서 굉장히 중요한 것을 배웠다고 합니다. 사업을 시작할 때 ‘아무리 좋은 전략을 세워도 결국 답은 시장이 알려준다’는 것. 우리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과 고객이 실제로 돈을 내고 구매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니까요. 그래서 중화권사업팀은 지금도 더 빠르게 실행하면서 고객의 고객의 반응으로 다음 의사결정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정답 없는 일을 오래 해내는 방법
빠르게 실행한다는 건 그만큼 예상 못 한 문제를 자주 만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정답 없는 문제를 계속 풀어야 하는 팀은 어떻게 지치지 않고 오래 달릴 수 있을까요.
인터뷰를 준비하며 중화권사업팀의 슬랙 채널을 구경하다가 (FYI. 앳홈에서는 모든 팀의 업무 채널이 공개돼 있답니다) 매일 오전 9시마다 올라오는 이런 메시지를 보게 됐어요.
9번까지 끄덕이며 읽다가 10번에서 눈이 멈췄습니다. “웃기든지 웃든지 둘 중에 하나는 하자.” 조금 튀는 문장이어서 자못 궁금해졌습니다. 중화권사업팀에서 웃음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요?
“개인적이지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즐거워야 한다’는 건데요. 일을 하다 보면 당연히 힘든 순간도 많고, 특히 신사업처럼 정답이 없는 일을 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계속 생겨요. 오히려 그런 순간일수록 서로 웃을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웃음이 생각보다 치트키일 때가 많더라고요. (웃음)
같은 일을 하더라도 서로 눈치만 보면서 하는 조직과, 힘든 상황에서도 함께 웃고 이야기할 수 있는 조직은 결국 오래 갈 수 있는 힘이 달라요. 결국 제가 만들고 싶은 조직은 각자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기준과 같은 언어로 움직이고, 빠르게 실행하면서도 서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이에요.”
지금 중화권사업팀은 현지를 잘 이해하는 콘텐츠 마케터와 인플루언서 마케터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중화권 문화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K-뷰티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다 보니 사람 뽑는 게 쉽지는 않다고 해요. 혹시 이 글 보고 계신가요? 똑똑… 마음의 문을 열어 주세요.
마지막으로 진형님께 중화권사업팀에서 같이 일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지 물었어요. 빠르게 움직이는 팀인 만큼 ‘속도’나 ‘실행력’을 이야기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진형님이 꼽은 건 의외로 ‘성실함’과 ‘끈기’였어요.
“저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은 시간을 투자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문제가 생겼을 때 끝까지 파고드는 힘이거든요. 그건 가르칠 수가 없는 부분이잖아요. 그 성실함과 끈기 때문에 아웃풋이 나오게 되고, 또 그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서 주변에 있는 팀원들이 영향을 받는 걸 너무 많이 봤어요. 그래서 저희가 찾는 사람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완성형 인재는 아니에요. 궁금해하고, 빠르게 배우고, 직접 부딪히고, 문제가 생겼을 때 끝까지 해결하려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소위 ‘신사업’을 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위기와 변수가 끊이질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려움이 없는 사업이 어디 있나요. 더 중요한 건 어려움이 없는 사업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어려움이 생겼을 때 함께 답을 찾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팀의 존재일 거예요.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보니 진형님과 중화권사업팀의 이야기에 계속해서 ‘증명’이라는 단어가 겹쳐 보였습니다. 진형님은 국내 마케팅에서 만든 성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증명했고, 그 경험을 근거로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제안했습니다. 중화권사업팀은 그 가능성을 시장의 선택으로 증명했고요. 말로 설명하고 완벽을 기하기보다 직접 증명하고 보여주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을 키워 가는 과정에 있는 셈입니다.
우리에겐 아직 더 큰 시장에서 확인해야 할 답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 증명의 과정에 함께하고 싶은 분이 계신가요? 아래 버튼을 눌러 톰의 채용 공고를 살펴보세요. 웃든지 웃기든지 둘 중 하나는 하고 있는 중화권사업팀 팀원들과 함께, 성수동 오피스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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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가나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만의 공간에서 골똘히 고민하고, 그걸 가지고 도전도 해보고, 결국에는 만들어 내고 해내는 사람들이요.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자기만의 방]은 앳홈의 일하는 방식을 따라 성과를 만들어 온 사람들이 어떤 태도로 일하고 있는지, 그 마음의 방 안을 깊이 들여다보는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한 편에 한 사람, 그가 어떤 마음으로 일하는지, 어떤 선택과 고민과 사유들이 지금을 만들었는지. 화려한 수치와 성과 뒤, 그것이 나오기까지 자기만의 방에서 고민했을 그 과정을 들려드리고 싶어요.